블로그 목록

본문

b50845948a05764b86512f1d2db0e26e_1WKibkZuUQlwupi7nP1XOLfp2gaBQ.JPG
 



Christmas concert woongkim @coffeejumbbang 2015

본문



점빵 자수전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zEQ3EPQiq2TYRkigzSL9GHx32Kn4e1.JPG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ZTxchms7GQMcEHiLYwGyHdnlyrZZeF.JPG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iqNGU7pgVEopxQZeWsNJv31Wtlc8MR.JPG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dF9g5ZLthE3fwVVR.JPG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UFqkOmFHVsC.JPG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kwOjwg2xPdxObmP.JPG
 





본문

_왜 일본인가


 

일본커피를 논하면서 나의 생활까지 들추게 된다.

 

10년 전 커피에 처음 입문 했을때 그 어떤 나라보다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일본이었다. 핸드드립의 명인들이 산재해있는 곳이었고 전 세계에 싱글오리진을 가장 먼저 대중화 시킨 나라 아니었던가. 그곳에서 장인이 내리는 융드립 커피를 맛보고 싶었다.


커피를 시작하면서 일본을 몇차례 방문, 그 당시는 인터넷검색이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아서 자가배전이라는 한자만 적혀있으면 들어가서 손짓발짓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마셨던 기억이 난다.


 

카페 아르바이트, 로스팅 공부하고 커피점을 오픈하면서 나는 내가 성장했다 생각했고 나름의 데이터가 쌓여 소위 말하는 커피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2qizqkfuORp5xmz3S.JPG
 


 

(마루야마,니시아자부점)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FHuGEdoC8iSUyFsPL.JPG
 


(푸글렌 fulgen)


그러다가 커핑을 알게되었고 큐시스템과 컵오브엑설런스를 접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접어들었다. 생두의 품질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당시 밀려 들어온 미국의 핫한 커피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깔끔한 디자인, 하이엔드머신 그리고 푸어오버 방식에 매료되었다. 여기서 일본의 드립장인을 논한다는 건 구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만든 커피 선별하고 로스팅, 추출하기에도 바쁜 그런 날들이 지나갔다. 일년에 한 번 정도는 일본에 들렸지만 서울과 비슷한 도시의 풍경과 비슷한 인테리어의 젊은 카페들을 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잘한다며 안심하며 돌아왔던 것 .

 

그런데 올해 도쿄출장은 나에게 의미가 조금 다르다.

 

왜 일본일까. 최근 브랜든로퍼가 만든 영화도 그렇고 블루보틀의 제임스프리먼, 그리고 유명한 커피인들의 일본 커피순례를 보고 있자면 묘한 시기심이 불쑥 올라온다. 우리도 그들과 똑같은 맛있는 커피를 하고 있고 멋드러진 공간있는데 그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pxyWfPYkFyDRtCxQy.JPG
 


(로얄커피, 아사쿠사)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기억을 더듬어 커피 입문하던 그때 찾아갔던 한 카페를 다시 갔다. 역시나 없어지지 않았다. 역세권이고 큰 절이 있어서 꽤 붐비는 비싼 동네에 이 커피점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니 그 오래됨이 극대화된다. 우드테이블과 물건은 낡다못해 검은색이 되었다. 오전 11시 이곳은 손님이 꽉 차있다.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 나이많은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버끔버끔 거리며 신문을 보고 계신다. 버터바른 계란 토스트를 드시는 분도 보이고 우유를 넣은 커피를 마시며 신문의 퍼즐을 맞추고 계시는 분들도 있다. 그들은 모두 커피를 마시고 있다.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lzhZ1d9ES.JPG
 



 

(람부르, 긴자)


1948년에 오픈한 람부르 역시 그 비싸다는 긴자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 다소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와 후지로얄 로스터기가 보인다. 에이징 커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개발하신 음료도 훌륭하다. 카페우프, 저온추출커피 등을 마셔보면 색깔있으며 맛도 좋다. 융드립 커피도 훌륭하지만 이런 창작 음료가 개성 있고 맛있다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노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다른분야는 어떤데?

한국에 돌아와 점빵은 맥주세미나, 오픈키친, 플라워 클래스,가죽수업 등으로 다시 바빠졌다. 여전히 완전한 해답을 찾지 못한채 머릿속에 맴돌다 오시는 분들에게 질문했다.


일본의 맥주는 어떤가요?

_일본의 맥주와 우리나라의 맥주는 완전히 다르다. 과거의 훌륭한 레시피를 보전하는 능력도 있고 먹고 살만큼의 유지가 가능할만한(장인이 생길수 있는) 내수시장이 탄탄하다. 서구의 좋은 맥주가 일본에 소개되었을때 자기화하는 능력이 매우 강하여 자신들의 색깔을 입혀 더욱 발전시켰다.

일본의 꽃은 어떤가요?

_일본의 꽃은 우리나라보다 좀더 발전된 형태로 진화하였다. 한국은 서구의 꽃꽂이 스타일이 소개되면 그것만 답습하는 반면에 일본은 그걸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다르다.

일본의 음식은 어떤가요?

_일본의 카레를 보면 알수 있듯이 일본은 새로운 음식문화가 유입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색깔로 잘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시 서구에 역수출할 수 있을 정도의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그들을 유혹한다.

일본의 가죽은 어떤가요?

_우리나라의 가죽산업은 고유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 이들은 소수이고 생활을 영위해가기에는 매우 영세한 편. 독자적으로 가죽 고유브랜드나 가죽재료를 만들어 파는 능력은 일본이 훨씬 앞선다. 나 또한 한국에 없는 도구들을 사러 오사카에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내수시장과 자기화하는 능력, 창의성.

일본의 GDP는 4조2천억으로 세계 3위이다. 그것도 경제불황 때문에 떨어진 것이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조2천억이 넘었다. 우리나라는 1조가 조금 넘어 세계 11위이다. 내수가 살아야 자영업자들이 잘 살 수 있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우리는 이를 장인이라 부른다.) 일본의 침략,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에게는 창의적인 일보다는 획일화된 교육으로 단기간에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일본에 커피가 들어온것도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분명 서구에서 들어온 새로운 문화였다. 이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세월에 융화 시킨 그들의 고집과 개성, 능력이 실로 놀라워진다.

그들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커피인들은 지금 현재의 젊은이들의 커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나름의 색깔로 커피하고 계신 한국의 몇몇 분들이 새삼 소중하다. 지금의 트렌디한 카페풍경에 사로잡혀 그들의 커피공간과 커피역사를 올드하다고 치부해버린다면 우리의 짧은 커피역사는 그 마저도 사장될 것이다.


fade6d0cddfb3d584d4cf69f339d7649_fyGvTuOB4DizO6t.JPG
 


 

 (베어폰드에스프레소)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캐나다 여행사 직원을 만났다. 커피를 좋아해서 그 나라의 커피점들을 많이 찾아다닌다는 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일본의 커피점은 Unique 하고 한국의 커피점은 Western 하다고 한다.

웃픈 현실이지만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Coffee People have to be sexy!